나폴레옹 세계사, 알렉산더 미카베리즈

  이 책은 나폴레옹 전쟁의 과정과 여파를 전 지구적으로 살피는 데 의의가 있다. 가령 프랑스와 직접적으로 대적하며 대불동맹에 참여한 유럽 대륙뿐만 아니라, 북유럽, 오스만 제국, 이란, 인도와 라틴아메리카를 포함한 유럽의 식민지들까지 두루 살핀다. 이는 나폴레옹 전쟁이 전쟁 당사자들에게만 승패의 결정과 그로 인한 제국 땅덩이의 변화에 그친 전쟁이 아니라 기존 구시대의 질서를 뒤흔든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혁명 전쟁부터 군대 동원에 있어서 혁명과 계몽사상을 전파하겠다는 이념을 포함한 것, 내셔널리즘을 불러일으키고 식민지 내에 독립 열망을 키운 것, 나폴레옹 패배 후 구체제 지배계급들이 보수적 정권 보호에 전념했으나 변화의 방향을 막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 등 국가마다 전시와 전후에 놓인 내부적 변화를 알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18세기 초 국가 간의 복잡한 지정학적 다툼과 제국주의의 야심까지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