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서평

다크호스, 토드 로즈

권열 2019. 11. 17. 16:38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다면

 


  <다크호스>를 읽게 된 건 토드 로즈의 전작 <평균의 종말>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평균의 종말>에서 저자는 우리 사회에 기본 도구로 이용되는 ‘평균’의 도입이 고작 한 세기 전 산업화를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고안된 것임을 밝힌다. 또한 그는 ‘평균’이란 도구가 교육제도와 사람들의 삶 전반을 좌우하는 잣대가 되버린 문제를 지적한다. <다크호스>는 <평균의 종말>에서 다룬 내용을 기본 전제로 깔고, 기존의 패러다임과 달리 성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에 관해 설명한다. 새 방식으로 삶을 성공시킨 사람들을 다크호스로 부르며, 그들의 삶을 예시 삼아 다크호스의 4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자계서는 매년 넘쳐난다. 동기부여를 해라, 습관을 키워라 등등 다양한 자가발전을 권한다. 그러나 현 시스템 안에서 성공하는 방식을 권할 뿐 시스템 밖으로 벗어나 성공을 권유하지 않는다. <다크호스>가 성공의 전략을 다룬 책임에도 다른 자계서와 확실히 구분되는 측면이 바로 이것이다. 저자는 기존의 시스템에 대해 논리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표준화 공식으로 여겨지는 것에 대해 반박하고, 새로운 성공 전략을 권유하고, 이를 통해 사회가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 제안한다. 개인에겐 성공의 비법을 알아볼 수 있는 책이고, 사회에겐 현시대의 문제인 시스템을 혁신할 것을 제안하는 책이다. 

  저자가 기본 전제로 반박하는 것은 한 세기 전부터 이어온 ‘표준화 공식’이다. 20세기 초 제조업의 발달로 생산 시스템은 표준화를 이루었고 이는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필요했지만 현시대엔 큰 문제점을 야기한다. 바로 개인별 차이를 무시한다. 노동의 표준화는 교육의 표준화로, 곧 인간의 삶 전체를 표준화하기 시작했다. 모든 진로엔 표준화 코스가 설정되고 이는 기회의 사다리처럼 눈속임한다. 저자는 표준화 공식을 멀리하고 사람의 개개인성을 활용해 자신만의 충족감을 선택하여 진로를 정하길 권유한다. 다크호스들은 정해진 루트나 성공이 아닌 ’충족감’을 따라 충실히 살아갔고 그에 따른 보상으로 성공마저 덤으로 얻어낸 것이다.

  저자는 다크호스들의 공통점인 4가지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미시적 동기, 선택 고르기, 전략 알기, 목적지 무시하기이다. 이 4가지 전략에서 기본 바탕을 두는 것은 ‘나란 사람에 대해 잘 알기’이다. 미시적 동기를 떠올려보자. 다크호스 사례 중 한 사람은 자신이 정리정돈을 좋아하는 걸 깨달았다. 이를 통해 자신의 직업을 타인의 정돈을 돕고 조언해주는 일로 삼았고 결국 성공하였다. 이렇듯 개개인의 사소한 미시적 동기, 즉 내가 좋아하는 것을 우선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미시적 동기가 행해질 때 느껴지는 충족감을 따라 성취 있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표준화 공식이 아닌 개개인성에 맞는 성공은 이렇듯 모든 것이 ‘나’를 바탕으로 둔다.

  저자는 개인을 넘어 다크호스를 만들 수 있는 사회 시스템 변화를 제안한다. 현재 인재 육성 기관인 교육은 쿼터제로 운영되며 표준화된 인재를 ‘선발’하는 데 그친다. 저자는 <평균의 종말>에서도 주장한 대로 사람의 능력은 개개인별로 ‘들쭉날쭉한 측면’을 지녔기 때문에 사회에서 인재에 대해 개개인성을 살필 것을 권한다. 또한 다크호스에 따르면 현시대에 극소수만 성공하는 네거티브섬이 아닌 개인화 시대엔 모두가 성공 가능한 포지티브섬임을 강조하며 누구나 다, 모두가 성공할 기회 시스템을 유도한다. 

  토드 로즈는 <평균의 종말>, <다크호스> 단 두 권의 책으로 신뢰할 수 있는 작가가 되었다. 풍부한 예시와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논리 전개가 탄탄하여 설득력을 지닌다. 그가 주장한 대로 나 역시도 미시적 동기들을 써 내려가며 충족감이 느껴지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매일 고민하고 있다. 충족감이 우선시 되는 삶은, 이 시대에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물질적 성공과 관계없이 그것은 성공 그 자체일 것이다. 삶을 제대로 살아가길 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