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간결한 감상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권열
2020. 3. 13. 15:16
책은 틀린 표현이나 매끄럽지 않은 문장들을 풍부한 예로 소개하고 바른 표현으로 고쳐준다. 습관적으로 쓰는 틀린 문장들과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표현들이 특히 와닿았다. 나 역시 숱하게 지적인 문장이 아니라 지적으로 ‘보이는’ 문장을 써온 것이다. 결국, 올바른 문장을 쓰려면 한 문장마다 꼼꼼한 노력과 시간을 기울여야 한다는 뻔한 결론을 얻는 셈이지만 ‘2중 피동’ 형태나 시제에 관해 매번 하는 실수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실용적인 ‘틀린 표현 고치기-챕터’보다 사이에 번갈아 낀 저자와 함인주(진짜 함인주는 아니지만)와의 메일이었다. 문장에 관한 대화는 문장론의 이어달리기를 읽는 듯했다. 카프카의 <유형지에서>를 인용하며 나의 문장이 합의의 세계를 거친다면 그것은 나의 문장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로 인해 느끼는 치욕에 관한 메일이 압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