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세세1 연년세세, 황정은 소설이 ‘진실하다’라는 말은 허구인 소설에 절대 어울릴 수 없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황정은의 소설을 읽으면 ‘진실하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들이 각자의 시대에 마주친 삶에 대해, 시대 속 삶에서 거의 필연적인 일처럼 상처 입은 사건에 대해 작가는 과장하지도, 외면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마치 우리 가까이에 있는 실존 인물처럼 묵묵히 삶을 이어나갈 뿐이다. 누군가는 묵혀 둔 말을 끝내 내뱉지 못하고, 어떤 이는 뚝 끊어진 말들로 고백을 하지만 멈추게 되고, 침묵하는 평범한 실제의 삶과 닮은 인물들을 저자가 그려내기에 진실하게 읽어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물들은 연약하지도, 무기력하지도, 탓을 하며 지쳐있지도 않는다. 각자의 삶에서 얻은 상처는 다를지라도 그들은 그들이 마주한 삶을 외면하지 않.. 2021. 4.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