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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의이중성2

재난의 양면성 - 2. 가려진 재난의 비극성: 불평등과 혐오 2. 가려진 재난의 비극성: 재난의 불평등과 혐오 원폭이 떨어진 다음 조선 사람의 시체가 제일 마지막까지 남았지. 일본 사람은 많이 살아남았지만 조선 사람은 조금 밖에 살아남지 못했어 어쩔 수 없었지 까마귀가 저 높이 하늘에서 날아드네. 조선 사람 시체의 눈 알을 까마귀가 와서 먹는다네. 까마귀가 눈 알을 먹으러 온다네 - 이시무레 이치코,『슬픈 미나마타』, 달팽이, 2007 얼핏 생각하면 재난은 민주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다. 예를 들어 지진, 가뭄, 태풍과 오늘날 거대 사건인 바이러스 감염까지 재난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자연현상들은 부자와 빈자를 가리지 않고 인종이나 성별과 무관해 보이기 때문이다. 단지 재난을 ‘자연현상의 결과’로 해석하고 원인을 자연현상에만 집중한다면 평면적인 시각에서 그렇게 판단할 .. 2021. 4. 13.
재난의 양면성 - 1. 재난의 긍정적 키워드: 평등과 연대, 공공성, 회복 탄력성 1. 재난의 긍정적 키워드: 평등과 연대, 공공성, 회복 탄력성 재난이란 낱말에 어떤 이미지들이 연상되는가? 당신은 당신이 직접 겪은 재난을 곧바로 떠올릴 것이다. 만약 재난을 겪지 못한 이들이라면 대중매체에서 다룬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떠올릴 것이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폐허가 되고, 좌절하는 사람들, 고통에 찬 희생자들. 혹은 영화에서 극적 요소로 그리는 것처럼 시민들이 무질서하게 발버둥 치는 장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이와 대척점에 서 있는 영웅. 대개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쩐지 재난을 주제로 할 땐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는 영화가 재생산하는 것이 재난에 관한 통념이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실로 재난에 관한 비극적인 사건들은 존재한다. 중세시대 원인을 알 수 없던.. 2021.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