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인 샤미르 오카샤의 『과학철학』을 읽었지만, 과학철학에 대해 좀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해 택한 책이다. 1부에선 과학의 인식론에 관해 설명하고, 2부에선 인식론 논쟁에 해당하는 과학사의 예시를 든다. 마지막 3부에선 과학철학이 과학의 진보에 어떤 식으로 기여하고 지원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저자는 다원주의를 제안한다. 1부가 『과학철학』에서 다룬 내용을 대략 포함하고 있어 복습 차원에서 읽을 수 있었다면, 과학사의 일화를 들어 과학철학이 과학을 어떻게 접근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2부가 유용했다. 예를 들어, 산화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이었던 플로지스톤과 산소의 대결을 통해 토마스 쿤이 제시한 개념 ‘패러다임’의 비정합성 특징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는 3부에도 이어지는데, 플로지스톤 이란 학설이 산소와의 대결에서 패배 후 버려지지 않았다면 ‘기운’에 해당하는 에너지 개념의 발견으로 이어졌을 거란 예시는 저자가 주장하는 다원주의적 과학에 설득력을 높인다. 다원주의란 한 분야에서도 가능한 한 여러 가지 과학실행을 발달시키고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즉, 과학에 대한 통념, 하나의 사실이 있다가 아니라 다양한 학설이 존재하는 걸 인정하고, 각각의 이론이 상호보완적 진보를 이뤄낼 수 있는 이점이 있음을 저자는 주장한다. 책을 읽다 보면 과학은 마치 사회구조처럼 역동적인 면을 지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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