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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간결한 감상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정지우

by 권열 2020. 10. 21.

 언어로 시대를 증언한다는 서문의 당찬 포부에 내용이 미치진 못하지만 청년 세대를, 청년 세대 본인의 시선으로, 긍정으로 바라본다는 점이 인상 깊다. 저자는 현시대를 청춘, 젠더, 공동체라는 세 가지 화두로 접근한다. 밀레니엄 세대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오늘날 청년은 '소비에 눌러앉는 현란한 행복'의 이미지에 누리는(혹은 빠지는) 환각의 세대라는 것. 또한 소비로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세대이자, 소비로 정체성을 찾는 세대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최악의 양극화인 실제의 삶 속에서 소비를 통한 전시된 삶은 쉽게 증발하고, 불안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기 어렵다. 그러나 저자는 청년 세대를 비판적 시선으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입장은 청년 세대의 변론에 가깝다. 기성세대와 달리 핵심적 가치관이 사라진 시대, 개별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집중, 그리고 무엇보다도 너무 노력하기 때문에 흔히 '노오력'이라 말하는 노력에 대해 푸념할 수 있는 세대라는 것이다. 수저의 차이로 쉽게 갈라져 버린 이 사회 안에서 공정성에 민감하지만 동시에 각박한 세상 안에 타자에 대한 이해와 허용된 심성이 줄어드는 문제점을 놓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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