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팟캐스트 듣는 일을 즐겼었다. 과거형이 돼버린 까닭은 내가 중단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도서 팟캐스트들이 떠났기 때문이다. 도중에 중단한 콘텐츠도 있었으나 인기 있는 급의 도서 채널은 유튜브로 이동을 시도했고 유튜브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 한 책에 대해 1~2시간 깊이 있게 토론하는 콘텐츠는 유튜브라는 매체에선 짤막한 토막으로 '보는 영상'으로 변모했고, 그것은 불만족스러운 끝을 예고했다.
이 책은 도서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시즌 2, 즉 팟캐스트 형태로 존속하던 당시 진행자 장강명 작가의 팟캐스트 후일담이다. 작가는 읽고 쓰는 자에서 팟캐스트 진행 후 말하고 듣는 행위로의 차이와 변화에 관해 서술한다. 가령 발췌를 하자면 이런 것이다. '말하고 듣는 사람 사이에서는 예의가 중요하다. 읽고 쓰는 사람 사이에서는 윤리가 중요하다. 예의와 윤리는 다르다. 예의는 맥락에 좌우된다. 윤리는 보편성과 일관성을 지향한다.'
팟캐스트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읽으면 읽을수록 읽는다는 행위와 쓰는 행위가 무엇인지 작가의 마인드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솔직하다. 인쇄로만 벌어먹을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선택한 매체 노출과 그로 인해 읽고 쓰는 인간에게 다가오는 영향에 대해서도, 소설이 풀리지 않아 찾아온 우울함에 대해서도 마치 그의 소설 속 담백한 문장 서술처럼 가감 없다.
더는 팟캐스트에서 그를 찾아볼 수 없으나 작가 장강명의 몇몇 책을 인상적으로 읽은 독자인 나로선 그의 소설에 대한 매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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