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 혹은 세뇌로 인해 시민 모두 알아차릴 수 없던 전쟁으로 모든 것이 리셋되어 다시 세상을 시작한다는 이야기 전개보단 몬태그와 파버의 계획이 혁명처럼 이뤄지길 바랐다. 하지만 이야기는 틈을 주지 않았다.
1953년에 쓰인 소설은 오늘날 더 파괴력을 갖는다. 과잉 정보의 시대, 클릭! 으로 모든 사유와 고독으로부터 손쉽게 벗어날 수 있는 시대, 긴 글을 읽어나가지 않고 맥락이 지워져만 가는 시대. 책을 굳이 불태우지 않아도 이미 복잡하고 난해한 글은 서서히 독자를 잃은 채 스스로 소각되어 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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